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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12 친일파는 살아있다
1. MBC-TV 2004년 1월 27일 자 방송, [PD수첩]

"제1부 : 친일파는 살아있다"



2. MBC-TV 2004년 2월 17일 자 방송, [PD수첩]

"제2부 : 친일파는 살아있다 "





3. MBC-TV 2004년 3월 2일 자 방송, [PD수첩]

"제3부 : 친일파는 살아있다 "





4. MBC-TV 2004년 7월 27일 자 방송, [PD수첩] 오후 11시 15분 MBC-TV 방송 / 제 600 회

"제4부 : 친일파는 살아있다 " - 완결편 방송예정



5. 부풀리고, 확인없이 멋대로 쓰고... 왜곡된 '독립운동사' 다시 써야한다

[특별기고]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 연구소 소식지 <민족사랑> 6월호에 실은 내용으로 연구소측의 양해를 얻어 소개합니다. 조 이사장은 평소 친일청산 문제에 남다른 열정과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노 독립운동가의 통한의 글을 통해 반듯한 민족사를 세우지못한 우리의 서글픈 현실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편집자 주)


금번 홍익대학교 대학원신문이 '신친일의 지형도를 그려보겠다'면서 글을 부탁해왔다. 평생을 외곬 친일파 청산문제에만 매달려오느라 녹초가 된 늙은이의 조언이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친일의 지형도. 그것은 역사를 비켜놓고는 그려지지 않는다. 역사의 힘이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 그것이 내가 체득한 마지막 결론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역사가 없다. 일제가 우리의 역사를 갈기갈기 찢어서 땅 속 깊이 묻어버렸다.

친일의 역사는 더욱 참담하다. 8.15 이후 친일세력이 일제를 대신한 새로운 통치자 미군을 등에 업고 해방정국을 가로채자마자 친일의 역사 감추기, 파묻기에 광분했고(예: 반민특위 때려잡기 등) 두터운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다.

이렇게 민족의 역사는 일제가 묻어버리고 친일의 역사는 친일세력들이 묻어놓았다. 그 바람에 역사를 모르는 민족이 필연적으로 겪게 마련인 가지가지의 끔찍한 불행을 겪어야 했고 지금도 겪고 있다.

이렇게 역사를 묻고 감춘 죄를 일제와 친일세력에게만 돌릴 것인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모르쇠로 방관하고 방조한 죄인들이다. 묻혀있고 숨겨진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것을 찾아내려는 노력은 아무 데도 없었다. 특히 친일의 문제는 그 심각성이 더하다. 나는 생각이 여기에 미칠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고 열불이 치민다.

독립운동사 전공 학자들 절반만 친일 역사 연구했다면

친일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역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한쪽을 떼어놓고는 결코 논리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그 많은 독립운동사 전공 학자님들, 오늘 우리나라의 친일의 역사를 언제까지 황무지상태 그대로 두고만 볼 작정인가. 열심히 하는 분들까지 한 묶음으로 폄하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학자님들에게 뺨맞을 각오하고 하고 싶은 말 좀 해야겠다.

양지만을 좋아하는 학자님들의 외면으로 친일문제는 한 줄도 정립이 안되고 한 발짝도 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너나없이 '친일청산이 안되어서 민족의 역사가 바로 서지 않는다' '친일의 문제가 민족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말들은 한다. 도대체 학자들이 안하는데 누가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우고 학자들이 모르쇠 하는데 무슨 재주로 친일이 가로막은 민족의 앞길을 열라는 말인가.

그래서 나는 친일파 문제로 힘이 들 때마다 우리나라의 그 많은 독립운동사 전공 학자들의 절반만 친일의 역사를 연구했다면, 그래서 친일역사 전문학자들이 치밀한 논리와 의지로 맞서 싸웠다면 이미 오래 전에 친일세력은 기가 꺾이고 '친일인명사전'도 벌써 세상에 나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이해한다고 치자. 힘들고 돈 안되고 또 때로는 신변의 불이익까지 겪어야 했던 지난날의 여건이 힘에 겨워서 친일역사 연구를 내팽개치고 독립운동사 연구로 돌아갔으면 독립운동사 쪽이라도 제대로 정립이 돼 있어야할 텐데 현실은 전연 그렇지가 못한 게 문제다.

역사란 정확, 진실이 생명인데 그 많은 독립운동관계 문헌들 중 내가 알기로는 그런 책은 없다. 모두가 잡서들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막대한 정부예산을 들여 국가보훈처가 발행한 <독립운동공훈록>까지도 다르지 않다.

여기에는 어이없게도 독립유공자 유족들도 한몫 거들었다. 기관이나 학자 개인이나 독립운동사를 펴내려면 대개의 경우 그 유족에게 선대의 독립운동 공적을 적어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이게 엄청난 화근이 된다.

졸병은 없고 전부 대장만 수두룩한 독립운동사

대부분의 독립유공자 유족들은 못배웠고 가난하다. 너나없이 선대들의 공적을 마구 부풀려서 써낸다. 공이 많다면 행여 보다 나은 혜택을 받을지 모른다는 기대심리에 모두 주모자, 책임자로 끌어올렸다. 가령 3.1만세운동에 참여했으면 '어디서 3.1만세운동을 주도했다'로, 의병운동에 참여했으면 '어디 의병전쟁 때 의병장으로 활동했다'라는 식으로. 어차피 확실한 건 모른다.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 또 뒤에 유족들의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그래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족들이 써낸 대로 공적이 실린다. 그러다보니 모두 지도자요, 주모자다. 말하자면 졸병은 없는데 대장만 수두룩한 격이다. 이건 코미디다. 이건 독립운동사와 선열에 대한 희롱이고 모독이다.

그러다보니 더러 양심의 갈등 탓인지 '했다고 한다'라는 식의 애매모호하고 책임회피성 구절들도 적잖이 눈에 띈다. 나 자신의 예라서 망설여지지만 위의 경우가 명료하게 드러나는 사례이니 몇 줄 적어본다.

내 얘기라면 대개가 부민관 폭탄사건으로 모아지는데, 천여 명이 모인 공개된 장소에서 잠깐동안에 벌어진 사건인데 뭐가 복잡하다고 기록들이 구구각각이다. '하루 전에 들어가서 잠복하고 있었다' '그날 아침에 들어가서 지하실 기관실에 숨어있었다' '대회가 진행되고 있을 때 정문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언제 들어갔다는 말인가. 또 있다. '폭탄을 객석에서 단상으로 던졌다' '시한폭탄을 미리 장치해놨다'.

글 쓰는 분들은 참으로 재미있는 분들인 모양이다. 내게 전화 한 통이면 역사의 한구석이 쉽게 바로잡아질 텐데 진실여부는 관심 밖이라는 말인가.

매사가 이런 식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게 거창한 '독립운동사'라는 책들이다. 게다가 세월마저 흘러 아득한 옛날 얘기처럼 되어버렸고 국민들은 간교한 친일세력들이 쳐놓은 덫에 걸려 예사로 '그 당시에 독립운동자 아닌 사람 어디 있고 친일파 아닌 사람 어디 있어' 하는 말로 독립운동이나 친일이나 그게 그거라는 식으로 얼버무려 친일세력들의 특권, 기득권 유지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참으로 오묘한 진리가 있다. 역사는 영원히 묻히지 않는다. 밝혀지게 돼 있다. 그래서 역사다. 그래서 역사는 무섭다는 것이다. 역사를 깔보고 역사를 농락하고 역사를 짓밟던 자들이 점점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나는 본다.

참으로 무서운 인내와 의지로 영영 묻혀있을 줄 알았던 민족의 혼, 민족의 역사를 조그만 민간단체가 끄집어낸 것을 저들은 봤고 친일인명사전 편찬의 장엄한 깃발이 힘차게 휘날리는 것도 봤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신독립군들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참회와 용서를 빌 날도 머지않으리라.


* 5월 6일자 홍익대학교 대학원신문에 기고한 글을 <민족사랑> 6월호에 다시 실으면서 후반부를 일부 고쳤습니다.


2004/07/07 오전 10:26 -ⓒ 2004 OhmyNews / 우리모두 - taiping
Posted by 상운(祥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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