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하순쯤 말라 비틀어져축 처진 잎 2개를 단 채 화단에 버려져 있던 시클라멘, 불쌍한 마음에 집으로 가져와 물부터 주었으나 결국 한 잎은 부러진 상태였는지 저 세상으로 가고 다른 한 잎은 싱싱하게 살아났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새싹들, 아직 별로 이쁘지도 않고 다른 시클이처럼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있지만, 나의 바람 저버리지 않고 살아나 준 것에 감사한다. 잎사귀들이 차례 차례 피어 오르고 아마도 꽃대인 듯 한 싹도 자라고 있다.

이미 친구들은 잎이 다 자라 꽃을 피우는데 이제서야 새싹을 키우는 우리 시클이, 비록 좀 늦었지만 그래도 이 겨울이 가기전 너의 꽃핀 자태를 보여주리라고 기대한다. 어떤 색의 꽃이 필까? 향기는 어떨까? 기대를 가져본다. 꽃이 지고 잎이 지고 여름이 오더라도 나 너 버리지 않고 휴면시켜 주고 내년가을, 겨울에는 남들처럼 활짝 꽃을 피우게 해 줄께. 건강하게 살아다오.

Posted by 상운(祥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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