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0.18 고교 평준화는 바꿀 수 없는 성역인가 1
일부 지역을 빼 높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고 있다. 30년의 세월동안 고교 평준화는 고교 서열화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으며 국민들의 위화감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우선 겉으로는 대단히 성공적인 정책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 문제점은 다른 양상으로 표출되어 나타났다.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없어져 학교 서열이 퇴색해지자 대신 학부모의 경제력의 높은 지역 중심으로서울의'강남8학군' 등 학군 서열화가 나타났다. 또 말 그대로 특수 목적을 위해 설립된 특목고가 신흥 명문으로 떠올라 과거 경기, 서울 등 명문고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였다. 정부의 억제로 확대가 멈춰진 자립형 사립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평준화된 교실 안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최상위 성적의 학생으로부터 실업계 지원했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인문계로 온 학생까지 한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배운다. 상위권 학생에 맞추어 심층적으로 수업을 하면 다른 학생들은 수업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버리고 중하위권 학생에 맞추어 수업을 전개하면 이제 상위권 학생들이 하품이나 하게 만든다. 이를 보완한답시고 영어나 수학 과목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지만 같은 교과서에 평가 문항이 같으니 번거롭기만 하고 실속없이 학교내 우열반을 나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심화 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은 그들대로 학교 교육에 실망하게 되고, 또 반대로 하위권 학생들은 따라갈 수 없는 수업 수준에 스스로 좌절하며 꿈을 잃고 들러리 인생으로 살아가는 것을 체득하게 된다.
사회의 불평등은 사회적으로 해소하고 해결해야 한다. 사회적 불평등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심정적으로 평준화 정책에 기대하는 바가 큰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결국 이는 그들에 대한 기만일 따름이다.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으니 참으로 평등한 제도라고 믿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그들의 자식은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보다 오히려 체념하고 낙담하고 자기비하의 좌절감을 배우거나 반항하고 일탈하는 문제아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참된 육영사업을 하는 사립 학교도 많지만 학교만 세워놓으면 학생을 배정해 주니 비리로 얼룩진 사학 재단도 많이 있었다. 수년전 강남에서 비리 학교에 배정된 것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 학생들이 교육청에 항의하며 대거 이웃 학교들로 대규모 전학 사태를 벌인 적이 있다. 또 우리나라처럼 과도하게 종교 재단의 학교가 많은 나라에서 종교 재단의 학교마저 학생을 강제로 배정하다 보니 대광고 사건등이 다시 또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고 크게 이슈화하지 않았을 뿐 그동안 많은 문제가 있어왔다.
평준화를 하루 아침에 없앨 수는 없다. 국민적 정서도 그렇고 또 갑작스런 정책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혼란도 있을 것이다. 일단 특성화 고교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대학이 난립하여 고졸 출신이 설 자리가 없는 나라라 효과에 한계는 있겠지만), 사립부터먼저 학생 선발권을 주어야 한다.좋은 학교는 더욱 각광받고 도태될 학교는 과감히 도태되어야 한다. 사립의 인건비마저 모두 책임지는 교육재정을 공립 학교로 모으면 공립 학교의 여건도 더욱 개선될 것이다.
모든 사람 모든 질병에 모두 듣는 만병 통치약이 없듯이 이제 획일성에서 탈피할 때가 되지 않았나. 대학 진학율 90%의 대한민국은 사회양극화로 신음하는데 대학 진학율이 30%도 안되는 유럽의 나라들은 오히려 노동자의 권익이 더욱 크다. 제발 문제를 자꾸 꼬지 말고 정면으로 해결하자.
Posted by 상운(祥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