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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1 6월 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이하며
세월은 쏘아놓은 화살과 같다더니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지도 벌써 20년이나 지났다.
길게는 자주적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므로써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전근대적이고 구시대적인 각종 인식과 폐습, 관행, 제도를 깨기 위해, 또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증폭된 사대적 기회주의적 관념과 작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소장이 일으킨 쿠데타로 무너진 민주 헌정의 복원과 미완의 혁명인 4.19혁명의 계승을 위하여,
가까이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군화발로 짓밟고 나선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의 군사독재를 끝장내고 고대하던 민주 헌정을 이루기 위해 20년전 우리 국민은 거족적으로방방곡곡에서 떨쳐 일어났다.
억눌린 자유와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한, 한국 역사의 진보를 위한 욕구와 발걸음은 군사독재이 총칼과 곤봉, 지랄탄 속에서도 더욱 커졌으며,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의 죽음은 국민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였다. 전두환의 4.19호헌조치는 국민의 분노에 더욱 불을 붙이고 6월 10일 민정당 전당대회(노태우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한 신군부와 그 들러리 민정당 일당의 잔치)를 하루 앞둔 날 최루탄에 맞은 이한열의 죽음은 더 이상 국민의 손발을 묶어 역사의 들러리로 남아 있을수 없게 만들었다.
그해 6월의 함성은 높았고 열기는 뜨거웠으며,마침내 6.29 항복 선언을 받아내었다. (그때 이를 속이구선언으로 불렀던가) 6월은 열기는 7.8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져 민주노총의 결성으로까지 이어졌다.
9차개헌으로 직선제가 되었지만, 장기집권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만든 나눠먹기 식 5년 단임제는 매번대선 때마다 환상적인 정치곡예를 보이며 합종연횡하여 일단 당선만 되자는 식의 후진적 정치 패턴의 원흉이 되었고,
전국민적 항쟁의 결과 직선제 대선에 나설 수 있었던두 대통령 병 환자 - 결국 그 후 지역세력, 수구세력과 손잡고 차례로 개인적 소원은 풀었지만 우리의 정치는 한참이나 후퇴시킨 장본인들이다 - 는 각기 100만의 지지 인파를 보며 눈이 뒤집혀 국민을 배신하였다.
함께 대의에 충실하며정치권에 당당하게요구를 말하지 못하고 후단(후보단일화, 사실상 YS지지)이니 비지(비판적 지지, 사실상 DJ지지)니 떠들면서 제각기 스스로를 양김씨의 선거운동원으로 전락시켰던당시 운동권의 미숙함과 어리석음도 있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양반이,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고 하더니 기껏 JP의 머리를 빌려 3당 야합하고 권력을 잡은 것은 또 하나의 배신이었다. 문민정부를 자처하며 전노일당을 감옥에 보내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지자제를 전면실시하는 등 국민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하긴 했지만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고 소통령 아들의 비리와 외환위기속에 몰락하였다.스스로를 유신 잔당이 아니라 유신본당이라 자처하는 수구세력과 지역 연대를 하여권력을 잡은 이는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나름대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남북 긴장 완화에 기여하긴 했지만, 스스로를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한 말이 무색하게 여러 시행착오, 실수를 일으켰으며 지역감정에 기댄 정권 장악 자체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작태였다.
월드컵 열기 속에 표출된 젊은이들의 변화 열망을 받으며 한편의 역전 드라마를 보여주듯이 막판 뒤집기로 집권한 현 정부- 참여정부라고 하는-는 결코 참여정부가 아니었다. 나름대로 사회의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고 여러 해묵은 종양을 건드리기는 했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설픈 처방은 상처를 더욱 도지게 했을 뿐이며 ,그들이 말하는 참여는 쥐구멍에 볕들었다는 식으로 비주류의 일부가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는 의미 정도로 끝났다. 100년 정당을 외치고 국회 과반수를 움켜쥐었던 열린 우리당은 뚜껑 열리고 앞 뒤문 열린 정당이 되어자멸 자폭의 길을 가고 있다. 상대 당의 분열을 이용하여 어떻게 합종연횡하여 정권 잡기를 꾀한다면 스스로를 실패한 정치가가 아니라 아예 정치모리배로 낙인찍는 길일 뿐이다.
20년이 지나도 비전이 없다.그 동안 사회가 많이 바뀌고 나아진 점도 많다. 한편으로 경제적 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비정규직의 문제 등
새롭게 대두한 문제도 많다. 386이니 뭐니 하며 정치꾼들의 들러리나 하며 금뱃지 차는 인간들 말고도 각계 각층에서 아직도 뜨거운 열정을 간직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로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건만.
6월 항쟁 20돌을 맞이하며 자꾸 씁쓰레 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Posted by 상운(祥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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