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김용옥 교수. ⓒEBS
“의식이 있다는 사람일수록 민중의 항거사를 쓰지 않는단 말이야.”

도올 김용옥 교수가 TV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방송되는 ‘EBS 해방 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월~금 밤 10시 방송)의 연출자로 직접 나선 것이다.

그동안 대학교수, 한의사, 신문기자 등 다양한 직업세계에 뛰어들어 종횡무진 활약했던 도올이 TV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그는 2일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은 내가 피눈물을 흘려서 만든 것”이라며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한말부터 해방 전후까지 국내외에서 펼쳐졌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담게 될 이번 다큐멘터리는 말 그대로 ‘파격’ 그 자체다.

먼저 ‘도올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기획·제작된 1인칭 다큐멘터리로, 도올 개인의 의식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도올은 한국독립운동사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시청자들에게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연출자로 나선 것 외에 출연·편집·내레이션까지 도맡았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재연이나 컴퓨터그래픽, 과도한 자료나열, 상투적인 인터뷰 등 종래의 제작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장 영상을 최대한 살렸다. 역사현장에서 도올이 보고 느낀 것을 세밀하게 영상에 기록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한 것이다.



▲ 도마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현장에 선 김용옥 교수. ⓒEBS


▲ 촬영을 위해 도문 두만강 국경 앞을 찾은 김용옥 교수. ⓒEBS
도올이 직접 발로 다닌 곳은 북한을 빼놓은 남한 전지역과 항일의 섬 소안도, 대만, 러시아 연해주 지역, 그리고 방천에서 백두산을 거쳐 단동에 이르는 두만강·압록강 전지역, 북간도, 하얼빈, 길림, 대련지역, 북경과 화북지역 등 그 장정은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자연히 이번 다큐멘터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양은 상상을 초월, EBS측은 “정보의 양에 있어서 압도적이며, 역사와 철학과 문학이 하나로 융합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문학의 신기원”이라고 말했다.

도올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우리 민족은 어려운 시기에 저항하는 민족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와 같은 찬란한 투쟁의 역사를 널리 알려 후세에 프라이드를 심어주기 위해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관련 서적 1000여권을 소화했다”고 밝힌 그는 “400개가 넘는 테이프를 찍는 동안 줄곧 현장을 지켰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머릿속에서 편집, 그만큼 파워풀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모든 파격을 평범으로 돌리려고 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자유로운 발상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도와준 EBS에 감사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음은 이번 다큐멘터리의 주요 내용이다.

제1부 피아골의 들국화
구한말 의병장 고광순과 ‘매천야록’의 저자 황현의 피아골 이야기를 주테마로 하여 호남의병의 혈사를 다루었다
제2부 용담의 새벽
최수운과 최해월, 전봉준의 이야기를 통해 동학이 우리 민족의 현대적 자각을 일깨운 데 기여한 측면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제3부 두만강을 넘어서
연해주 지역의 고려인 마을들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안중근의 생애, 그리고 이토오 히로부미의 저격사건을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극적으로 서술한다.

제4부 청산이여 말하라!
홍범도(홍범도의 손녀 최초 인터뷰)의 일생과 최진동의 일생, 그리고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실상을 현지의 전투상황을 그대로 따라다니며 서술한다.

제5부 아무르의 열 세 발자국
우리나라 최초의 공산주의자 킴 알렉산드라 스탄케비치의 생애, 그리고 이동휘, 그리고 피눈물 나는 자유시 참변을 현장의 강변을 따라다니면서 서술한다.

제6부 서간도 바람부는 임청각
우당 이회영, 석주 이상룡 이 두 사람의 결단, 그리고 서간도의 신흥무관학교 역사와 그 민족사적 의의, 그리고 우리나라 안동지역 보수유림의 혁신적 성향을 심층분석한다.

제7부 십자령에 뿌린 의혈
장개석과 모택동의 드라마, 그 속에 펼쳐지는 우리 조선의용대의 운명, 팽덕회와 등소평을 살펴낸 조선의용대의 마전 십자령 전투, 그 전투의 영웅 윤세주와 진광화, 이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대륙, 대만을 무대로 펼쳐진다.

제8부 밀양아리랑
약산 김원봉, 박차정, 황상규, 심산 김창숙, 단재 신채호, 김산 장지락, 이런 사람들의 생애를 통해 의열단부터 조선의용군에 이르는 조선 젊은이들의 기나긴 의열투쟁이 전개된다.

제9부 올기강은 흐른다
동북에서 활약한 유격대의 실상, 그리고 김일성 신화의 비신화화, 김일성이라는 역사적 실존의 역할과 한계가 명확하게 현지에 제시된다. 길림, 홍기하, 하바로프스크 등등의 모든 현장이 적나라하게 공개된다.

제10부 황포의 눈물
상해, 항주, 가흥, 진강, 장사, 광주, 유주, 기강, 중경에 이르는 임시정부의 루트를 따라 임시정부에 헌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관 신규식이라는 선각자의 새로운 조명, 윤봉길, 백정기의 의거, 우당 이회영의 죽음, 김구의 피격, 광복군 창설의 이면 등 다양한 이면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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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상운(祥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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